건물이 올려진 땅을 산 당신, 우선 해체신고부터 하셔야 합니다.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일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행정업무도 진행합니다.
오래된 건물 때려 뿌수면(?) 되는 거 아니냐 생각하신다면 아주 위험합니다.
저는 건축사사무소에 있으면서 다양한 건축물의 해체신고를 경험했었습니다.
오래된 상가와 단독주택부터 공장에 딸린 작은 사무소 건물, 또 공장을 짓기 위해 매입한 토지 위 구옥까지 말이에요.
이번 이야기는 해체신고의 전체적인 업무 흐름과 기억에 남는 건물 해체공사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해체신고와 해체허가는 무엇이 다를까요?
먼저 건축물을 철거하기에 앞서 해당 건축물이 해체허가 대상인지, 해체신고 대상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건축물관리법에서는 건축물의 규모와 구조, 주변 여건 등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구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건축물은 해체신고로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체허가 대상이 됩니다.
저는 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건축물의 해체신고를 담당했었습니다.
해체허가는 해체계획서 검토와 해체공사감리 등 추가적인 절차가 수반될 수 있어, 저희 사무실에서도 건축사님이 직접 관리하십니다.
2. 해체신고는 어떤 서류를 준비할까요?
건축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이 해체허가/신고를 접수하는 사이트입니다.
해체신고 시 가장 중요한 서류는 해체신고서와 해체계획서인데요, 해체신고서에는 건축주와 해체 대상 건축물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적습니다.
그리고 해체계획서에서는 조금 더 복잡해집니다.
어떤 장비를 사용할 것인지, 건축물을 어떤 방법으로 해체할 것인지, 작업 기간과 출입통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정리합니다.
건축주님들께서는 보통 해체시공업체와 계약하시는데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이 업무를 진행하며 시공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끝으로 폐기물 처리계획과 석면 처리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하고 계획서 작성을 마무리해 접수합니다.
3. 해체신고 비서 오늘도 따라와 잔소리하다.
해체신고가 처리되면 관련 법령에 따른 착수 요건을 확인한 뒤 해체공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때 건축사사무소 직원인 제가 나타나 미리 당부드리죠.
우선 공사 전후 사진을 반드시 남겨달라 말씀드립니다.
그다음 해체공사 완료신고 때 꼭 필요한 서류이니 폐기물처리확인서도 잘 챙겨달라고 합니다.
석면이 있는 건축물이라면 관련 조사와 처리 절차를 확인하고, 필요한 증빙서류도 준비해 달라고 합니다.
해체공사가 끝난 뒤에야 찾으려고 하면 번거로워지니까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죠.
4. 자전거 보관소 해체신고 썰
해체신고 업무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건축물은 자전거 보관소였습니다.
강파이프로 골조를 세우고 폴리카보네이트 지붕 마감재를 얹은 작은 시설물이었는데요,
건축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해 보였지만 해체신고를 진행했었죠. 왜냐하면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건축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주 작고 오래된 건물이라도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어 있다면 철거 전에 해체허가 / 해체신고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철거 후에는 건축물대장 정리여부도 확인하시는 것이 좋다고 판단됩니다.
5. 멸실신고까지 해야 대장 정리가 완료됩니다.
해체공사가 모두 끝나고 제가 당부드린 서류를 모두 챙겨 제출하는 것으로 해체공사 완료신고를 하게 됩니다.
이후 절차가 바로 멸실신고입니다.
해체신고가 건축물을 철거하기 전에 진행하는 절차라면, 멸실신고는 건축물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행정적으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다행히 건축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에서는 해체 공사 완료신고를 진행하면서 멸실 신고를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두 절차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되는 것이죠.
건축주 입장에서는 건물을 철거하면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건축물이 실제로 사라진 것과 행정기록이 정리된 것은 다른 문제이기에 멸실신고까지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계획하고 있다면 건축물대장이 정리되었는지 발급받아 보는 것도 좋겠지요.
건축물을 새로 짓는 일만큼이나 기존 건물을 안전하게 철거하고 행정기록을 정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해체공사가 끝났다고 서둘러 서류를 덮지 마시고, 멸실 처리까지 확인해 주세요.
그래야 비로소 그 땅 위에서 새로운 계획을 시작할 준비가 끝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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