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무소에서 "보완"은 일상입니다.
설계사무소 직원으로서 건축주와의 미팅을 통해 열심히 계획하고 설계 도면을 그리고 인허가 서류를 꾸린 다음
허가/신고 접수를 하고 나면 그때부터 길고 긴 협의, 보완, 대응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때 보통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첫 번째, 해당 대지에 지으려는 건물의 계획인 적법하다. 그러면 통과라는 의미의 "허가가능" 배지를 얻게 됩니다. (실제 배지가 아니라 그렇게 회신이 옵니다.)
두 번째, 서류나 도면에 오류 또는 수정할 부분이 있다. 이런 경우는 지적사항을 수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은 쉽습니다.
세 번째, 아예 법 해석을 잘못했거나 반영했어야 할 법을 놓쳤을 경우. 이건 골치가 아픕니다. 아예 설계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꼼꼼히 체크하고 검토하는 게 설계사무소 직원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착공에서 보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허가/신고를 받으면 다음 단계는 "착공"인데요.
감리자 선입, 시공사 계약 등에 따른 서류만 잘 준비해도 별다른 보완 없이 3일 정도면 착공은 나게 됩니다. 굉장히 빠른 절차에 속하죠.
그런데 최근 착공 때 "건축자재일람표"와 "외벽마감상세도"를 제출하라는 보완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보완은 건축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건축자재에 관련된 사항을 착공신고 시 설계도서에 표기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작성하는 도면입니다. 혹시나 예시 도면이 필요하다면 대한건축사협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건축자재일람표를 실제로 만들어보니
저는 이런 방식으로 도면을 작성합니다.
인허가 도면인 실내마감재료표에 실외재료마감표까지 추가하여 한 장을 만듭니다.
그다음 각 재료에 "자재번호"칸을 추가합니다.
그다음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자재 정보센터에 등록된 자재의 분류 코드를 확인해 가며 자재번호를 적습니다.
(예시 1 : 벽돌블록-A / 조립식판-B / 석재 - C / 타일 - D 등등)
(예시 2 : 타일의 종류가 여러 개라면 "00타일 : D-01" / "ㅁㅁ타일 : D-02")


자료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자재정보센터 예시도면
문제는 아직 정하지 않은 자재였습니다.
다음 도면으로는 건축자재일람표를 만들어 분류코드대로 자재를 적고 "자재명", "제품명", "규격(성능)", "제조회사"를 적습니다.
이게 꽤 골치가 아픈 것 같아요. 설계사무소에 일한 경험상 유리, 창문 프레임, 문, 단열재 정도는 건축주님과 시공사에서 가져다주시는 서류들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쓰는 업체가 있으니 어느 정도 예측하여 적을 수 있는데, 석재나 타일 도료 등은 어떤 걸 쓸지 알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시공사 혹은 건축주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말 어떤 걸 쓸지 모르겠다, 그때 가봐야 안다 하는 자재는 "제품명"이나 "제조회사"를 빈칸으로 두기도 해요.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제가 진행했던 건에서는 담당 주무관도 이 부분은 별다른 보완 없이 넘어갔습니다.
외벽마감상세도는 이렇게 작성했습니다.
외벽마감상세도 같은 경우는 인허가도면으로 단면도를 그린게 잇으니 외벽 부분을 복사해서 확대해 그린 후 자재를 조금 더 상세히 써주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보완을 직접 해보고 느낀 점
건축주님도, 설계사님도 자재에 대한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공부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건축주님은 미리 내 건물에 어떤 자재를 쓸 것인지 계획도 해보시고 카탈로그도 가지고 계시면 좋고요,
설계사님은 저의 이 경험과 같은 보완일 땐, 참고할 자료가 많으니 멘붕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건축자재일람표와 외벽마감상세도를 작성해 보완서류로 제출했고, 이후 착공신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막상 예시도면을 참고해 하나씩 작성해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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