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물축조신고 의뢰를 받았습니다.
설계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인연을 맺게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건축설계가 메인으로서 일을 진행해 나가다 보니 알고 있는 업체의 수가 적지는 않습니다.
어느 날은 저희와 몇 번 같이 일 해본 토목 시공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 지자체에 있는 랜드마크 격의 체육시설의 부지 보수 공사 겸, 주변 주택가에서 들어온 소음 민원으로 인한 차음벽 설치 공사를 맡게 되었다고 했어요.
토목 시공업체에서는 먼저 현장 조사를 시작으로, 소음 피해가 큰 구역과 체육관 사이에 차음벽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반적인 사유지의 담장이 아니다 보니, 공작물축조신고라는 행정절차와 경관 관련 절차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담장도 공작물축조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차음벽의 높이는 2m를 넘는 구조물이었기 때문에 「건축법 시행령」 제118조에 따른 공작물축조신고 대상이었죠.
관련 기준과 법령을 확인한 뒤 세움터를 통해 신고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경관 관련 절차도 필요했습니다.
이번 건은 일반적인 사유지의 담장이 아니라 지자체의 공공 체육시설에 설치되는 차음벽이었고, 담당 부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경관 관련 절차도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심의 일정이 잡혔고, 저는 심의 자료 준비해 나갔습니다.
첫 번째로 토목 시공업체에서 보내주신 차음벽 도면을 바탕으로 스케치업이라는 모델링 프로그램을 통해 3D 작업을 했고요,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 요소를 줄 수 있도록 타공판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협의했습니다.
이후 디자인 타공판 업체를 직접 알아보고 전화로 협의한 뒤, 가지고 있던 자료를 전달해 저희 계획에 맞는 디자인을 의뢰했습니다.
설치계획도면으로는 위치도,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상세도까지 그려 첨부했고, 그렇게 심의자료 한 권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심의 날 발표는 저희 소장님께서 하셨습니다.
단순히 담장만 설치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담장만 설치하는 것이었다면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차음벽, 게다가 민원해결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 하던 일과는 달랐던 것은 분명해요.
디자인은 너무 밋밋하지도,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은 중간을 찾아야 했고, 형태 역시 기존 체육시설보다 튀어 보이지 않게 조절해야 했습니다.
이번 공작물축조신고를 하면서 배운 점
그동안에는 건축허가 과정에서 함께 계획된 담장을 다루거나,
사유지에서 건축주의 필요에 따라 별도로 공작물축조신고를 진행하는 경우를 주로 접했습니다.
이번 건처럼 공공시설과 경관심의, 민원 해결이 한꺼번에 얽혀 있던 업무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어려웠던 만큼 특별했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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